잡것들
충격!!! 환율 카드'까지 꺼낸 中…아시아 금융시장 직격탄
되면한다
2015. 8. 13. 11:30
'환율 카드'까지 꺼낸 中…아시아 금융시장 직격탄 입력 : 2015.08.11 19:45 ![]() 11일 오전 10시 15분.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절하했다는 속보가 전해지면서 서울 외환시장은 폭탄을 맞은 것 같았다.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 환율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1157원대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이 불과 30분 뒤에 1170원을 넘어섰다. 오후 2시 50분 장중 최고가인 1180.5원까지 치솟았다가 1179.1원(오후 3시)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15.9원 급등했다. 2012년 6월 5일(1180.1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은행 외환시장팀에서는 “환율에 쇼크가 터졌다”고 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전격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렸다.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의 기준 환율을 6.2298위안으로 제시해 전날의 6.1162위안보다 1.86% 높게 고시했다. 사실상 위안화 가치를 절하(환율 상승)시킨 것이다. 이날 절하 폭은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강세가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의 유연성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도쿄, 홍콩, 상하이 등 아시아 외환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위안화 가치는 3년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국 정부가 ‘최후의 카드’를 내민 것이다. 인민은행은 작년 11월과 올 3월, 5월 등 세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또 올 2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지급준비율을 1.5%포인트 낮췄다. 이것도 모자라 4월 말부터 1조5000억위안(한화 270조원) 규모의 대출 완화에 돌입했지만, 예상만큼 경기 부양 효과를 내지 못하자 결국 환율에까지 손을 댄 것이다. 서정훈 외환은행 연구위원은 “중국이 한동안 기축통화로 인정받기 위해 위안화 강세를 꾀했지만, 실물 경기 둔화에 금융시장 불안정이 겹치자 위안화 절하까지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이 환율 카드까지 꺼내서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측면에선 최대 수출국인 한국 경제에 호재지만, 거꾸로 그만큼 어렵다는 측면에서 보면 글로벌 경기 불황이 한층 더 깊어질 수도 있다는 불길한 뉴스다. ◇아시아 금융시장 충격, 코스피도 2000선 붕괴 아시아 주요국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전날(124.40엔)보다 0.3% 절하된 124.79원을 기록했고, 바트화는 달러당 0.7% 떨어진 35.30바트, 싱가포르달러는 달러당 1.2% 하락한 1.40싱가포르달러를 기록했다. 각각 6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필리핀 페소화 역시 달러당 45.89페소로 떨어져 5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코스피는 이날 5개월 만에 2000선이 붕괴됐다. 전날보다 16.52포인트(0.82%) 하락한 1986.65에 마감했다. 위안화 절하 소식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914억원어치 팔아치웠기 때문이다. 일본의 닛케이지수는 0.42% 하락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1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위안화 쇼크를 견디지 못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거의 변동이 없는 3927.91(-0.01%)로 거래를 마쳤다. 투자 심리가 살아나기는 듯했지만, 환율을 건드릴 만큼 중국 경제가 어렵다는 경계 심리가 발목을 잡았다. ◇인민은행, 통화 전쟁의 방아쇠 당겼나 위안화 절하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지만, 분명한 것은 수출 부양책의 색채가 강하다는 것이다. 외환 거래 정보 사이트인 포렉스라이브의 애덤 버튼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가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성장을 원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인민은행도 이번 조치가 위안화 강세에 따른 수출 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막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중국 해관총서(세관)가 밝힌 지난 7월 무역총액은 2조1200억위안으로 수출입액 모두 줄어들면서 작년 동기 대비 8.8% 감소했다.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줄곧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기습적인 위안화 절하로 인민은행이 소강상태로 접어든 글로벌 통화 전쟁의 방아쇠를 다시 당겼다는 말도 나온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다른 아시아 국가도 중국처럼 자국 통화 절하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이 위안화 절하 추세를 이어갈 것이냐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린다. 중국 자오상은행의 류둥량(劉東亮) 고급 애널리스트는 “위안화 가치는 앞으로도 5%쯤 더 평가절하할 공간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이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일본 엔저(低)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가장 큰 불만이 대중(對中) 무역 적자인 만큼, 오는 9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미(訪美)를 앞두고 중국이 추가적인 평가절하를 단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인민은행도 “이번 조치는 일회성”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이번 위안화 절하가 다른 측면의 통화 전쟁과 관련 있다는 말도 나온다. 현재 달러화,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만 들어가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바스켓(기축통화)에 위안화를 집어넣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IMF는 빠르면 올해 말 위안화의 SDR 편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 위안화 환율이 좀 더 시장 친화적일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대외무역대학 금융학원 딩즈제(丁志桀) 교수는 “이번 조치가 SDR 편입 협상에서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위안화 절하, 철강, 조선 등 일부 산업에는 부정적 영향 외환 당국 관계자는 “위안화 절하로 부진에 빠진 중국 수출이 호전되고 경기가 살아나면, 한국 경제에 도움 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환율이 하루에 15원 넘게 움직이는 상황은 불안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이 수출 경쟁력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만약 위안화 절하가 원화보다 더 가파르게 진행된다면 중국과 경합하는 조선, 철강, 석유화학 및 일부 로엔드(low-end·기술이나 디자인이 낮은) 전자제품 등은 수출에 불리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중국과 경쟁하는 우리나라 IT,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수출주(株)엔 매우 부정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오는 13일 8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있는 한은은 “현재로서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추가로 낮추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안화 절하가 일본과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을 자극, 통화 전쟁을 촉발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과의 관계 등을 감안하면, 중국도 위안화 추가 절하에 나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조치도 “경기 부양에 총력을 다한다”는 일종의 ‘전시 효과’를 기대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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